사건/사고

정부 보증기관·금융기관 수백억원 보증금 피해 가능성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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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온숲속의아침뷰 보증금미납금액 265억원
시행사 수백억원 직접 통장에 받아 공사비로 사용
금융기관 입주 예정자 동의도 없이 납부계좌 변경
HUG 계약자 아닌 시행사에만 보증금정상화 요청

◇춘천의 민간임대아파트 시온숲속의아침뷰 시행사가 공사비를 임의 사용한 이후 자금난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 318세대 입주예정자들이 265억원 규모의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임대보증금보증서 발급에도 지정계좌에 보증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며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 또 공사 지정계좌가 아닌 시행사 계좌로 입주예정자들의 대출금을 입금한 금융기관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속보=춘천시온숲속의아침뷰 입주예정자들은 정부 보증기관의 사업장 부실관리를 수백억원대 보증금 피해(본보 지난 8일·9일자 5면 보도)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더욱이 금융기관이 보증금 납입 계좌를 입주예정자들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18세대 미납금 수백억원=이 아파트는 2017년 최초 지역조합주택으로 추진된 이후 2020년 민간임대주택 공급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조합주택에 참여했던 240세대는 2020년 4월 A시행사와 4년 단기임대 계약을 맺었다. 이후 관련법에 따라 단기임대가 폐지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보증서가 발급(2021년 2월3일)되면서 기존 240세대와 임차인모집공고를 통해 선정된 나머지 78세대까지 총 318세대가 2021년 4월 A사와 10년 장기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는 전체 세대 보증금(계약금+중도금)은 385억원으로, 이중 지정계좌에 입금된 금액은 78억원에 불과하고 선납할인제 등을 제외한 265억원이 미납됐다고 전했다. 반면 입주예정자들은 318세대 계약금과 중도금 385억원 전액에 대한 대출이 실행됐기 때문에 지정계좌 입금액 78억원을 제외하면 미납금은 307억에 달한다는 입장이다.

◇시행사는 지역조합주택 추진 당시부터 참여한 최초 240세대와 2020년 4월 단기민간임대주택사업 개별약정서를 체결했다(왼쪽 서류). 이어 2021년 2월3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임대보증금보증서 발급 이후 시행사는 2021년 4월 240세대를 포함해 나머지 78세대까지 총 318세대와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오른쪽 서류).

■수백억원 직접 입금받아 사용=A사는 2020년 4월 기존 240세대와 약정 당시 입주예정자들이 계약금과 일부 중도금을 A사에 보내면 HUG의 보증서 발급 이후에는 공사 계좌에 이체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A사는 이를 지키지 않고 240세대는 물론 나머지 78세대의 일부 중도금까지 265억원을 직접 통장에 받아 공사비로 사용했다. 이와 관련, 본보는 A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일간 총 수십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공사현장을 방문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입금계좌 변경 요청있었다”=B금융기관은 공사의 보증서 발급 이후 지정계좌가 명시된 2021년 4월 계약서가 아닌 2020년 4월 서류를 바탕으로 240세대의 기존 보증금과 이후 실행된 대출금까지 A사로 보냈다는 입장이다. 또 나머지 78세대의 일부 중도금도 입주예정자 동의없이 계좌를 변경한 이유는 A사가 공문을 통해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사 계좌에 수백억원이 흘러들어간 이유다.

◇A사는 2020년 4월 기존 240세대와 계약 당시 HUG의 임대보증금보증서 발급을 위해 추가 약정을 체결하면서 ‘을(A사)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임대보증금승인 및 보증서 발급을 득하면 보증서에 기재된 지정계좌에 중도금을 취급·보관중인 B금융기관 또는 주택도시기금 취급기관인 은행이 직접 갑(입주예정자)의 명의로 전액 입금한다’는 내용과 ‘사업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을(A사)이 B금융기관 또는 주택도시기금 취급기관인 은행이 직접 갑(입주예정자) 명의로 상환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추가약정서 중 발췌)

■시행사에만 보증금 정상화 공문=HUG는 보증서 발급 이후 지난해 10월 시공사가 부도 처리될 때까지 3년8개월 동안 보증금 미납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계약자들은 지난해 12월이 되어서야 HUG 지정계좌에 보증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2023년 A사에 보증금 정상화를 요청하는 등 1년여 전부터 사안의 심각성을 알고도 단 한번도 입주예정자들에게 미납 현황을 알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공사는 계약금 및 중도금은 임차인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서에 따라 HUG 계좌로 임차인이 예치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도 A사에만 보증금 납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 관계자는 “A사는 일부 세대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한 사실을 은폐했다”며 “계약자들에게도 지정계좌에 들어오지 않은 금액은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보증내용을 자필서명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HUG는 385억9,583만원의 보증금액과 보증금 지정 납부계좌가 명시된 임대보증금보증서를 2021년 2월3일 A사에 발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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