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AI, 춘천 바이오산업 도약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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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옥 전 춘천시의원

지인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고 있었지만 길 찾기는 수월치 않았다. 목적지 근처라며 길 안내가 종료된 뒤에도 내가 찾는 목적지는 보이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의 한계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니는 좁고 긴 골목에 있는 것 같다. 주인과 통화를 하고야 K카페를 찾을 수 있었다. 약속 시간이 훌쩍 지난 뒤였다.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문을 열고 카페로 들어섰을 때다. 낯선 풍경, 지인들은 휴대전화 하나를 가운데 두고 호기심과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늦어진 나를 맞이하거나 질책할 여유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 그들의 어깨를 누를 때까지 온 정신을 휴대전화에 빼앗기고 있는 터였다. 온라인 인공지능 챗봇 때문이었다.

휴대전화가 선보인 챗봇의 뉴스는 ‘오늘의 날씨’ 정도의 질문이나 대답이 아니었다. 특정 질병에 대한 정보를 모두 검색해 가장 좋은 치료 방법과 가장 높은 성공률을 찾아내라는 질문에 답하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챗봇의 이용이 더이상 전문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새 챗봇이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지식인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접고도 우리는 챗봇 한참동안 이야기를 이어갔다. AI가, 2022 코로나 팬데믹동안 환자의 체온과 맥박을 감지하고 말동무 기능을 통해 노인 돌봄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우리 모두가 경험한 실제의 이야기다. 한국어로 물으면 한국어로 영어로 물으면 영어. AI에게는 더이상의 언어의 장벽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기에 챗GPT 열풍에 나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만든 AI솔루션 기업에서 제시한 알츠하이머 진단기기는 놀라운 정확도를 보이고 의료 영상 분석에서도 AI가 인간을 능가한다고 했다. 어린 날 만화로만 보던 공상과학 이야기, 챗GPT가 세상을 주도할 날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느낌이다.

놀랍다. 돌봄 AI도 겨우 몇 년 전 들은 것이 전부인데 지금은 섬세한 수술을 집도하고, 인간의 순수 영역인 심리치료까지 담당하고 있단다. 신약 개발을 가속화 하는 것도 AI고 질병 네트워크를 통해 그 원인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것도 AI라고 한다.

춘천시가 바이오산업을 시작한 시점은 그 어느 도시보다 앞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숨죽인 도시처럼 보인다. 다시 그 영광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엔 AI를 데려와 보자. 무엇보다 의료 기술은 인간의 삶을 주도하는 최고의 기술이다. AI를 이용한 의료산업, 춘천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 보자.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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