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추석은 추석이네요.”
12일 오후 1시께 오일장이 열린 춘천 풍물시장. 추석을 앞둔 대목장이 열린 이날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세찬 비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였던 오전과 달리 오후부터 장을 보러 온 손님들이 장터에 가득차며 상인들도 덩달하 분주한 모습을 보이며 활기를 뗬다.
천정부지로 치솟든 장바구니 물가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명절때만 되면 전통시장을 찾는 이유는 대형 할인마트 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장터를 찾은 민모(여·45)씨는 “차례상에 올리기 위한 고기와 과일을 사려고 대형마트에 들렸다가 너무 비싸 전통시장을 찾아 제수용품을 구매했다”며 “건어물같이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제품들은 가격이 싸서 미리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며 자연스레 순댓국과 전 등을 파는 식당에도 사람들이 붐볐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점심 시간에 5~6테이블 정도 있었지만, 이날은 만석이었다. 전과 동동주를 판매하는 식당 주인 김모 씨는 “아직 매출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손님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내에서도 온도차는 있었다. 가격이 껑충 뛴 채소 가게는 손님들이 상인들에게 가격을 불어본 뒤 발길을 되돌리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배추와 도라지, 파 등을 판매 중인 상인 김모(여·80)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말 손님들이 없었는데, 대목은 대목이라고 그래도 손님들이 찾아줘서 고마울 따름”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