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35)씨는 이번 추석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회사가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상여금을 명절 선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A씨는 부모님께 매년 드리던 명절용돈을 10만원 가량 줄이기로 했다. A씨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추석 상여금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추석 전부터 돌았다”며 “부득이하게 명절 용돈을 줄일 수 밖에 없어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강릉에서 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32)씨는 추석 기간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다. 올들어 손님이 크게 줄면서 적자가 누적, 명절 기간 폐업 여부를 놓고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B씨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 추석 연휴에 일단 쉬면서 식당 문을 아예 닫을 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상여금을 받지 못한 직장인과 경영난을 하소연하는 소상공인들이 늘면서 명절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기업 47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설문한 결과, 47.7%가 ‘지급한다’고 응답했다.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는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40.7%, 복수응답)가 1위였다. 상여금에 비해 상대적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선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사정상 지급 여력이 없어서’(28%), ‘명절 상여금 지급 규정이 없어서’(24%)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도내 파산·개인회생신청도 증가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강원지역 개인회생 신청은 2,194건으로 지난해보다 255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3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이 51조2,598억원으로 전월보다 14%가량 감소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이금선 강원경제단체연합회장은 “최근 경기가 역대급으로 좋지 않아 추석 지나고 문을 닫겠다는 지역기업들이 많다”며 “정부를 비롯해 정치권, 금융당국 모두 머리를 맞대고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