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영 원칙 중에 ‘수지 균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수입과 지출 간에 수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지방자치법 제137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정을 수지 균형의 원칙에 따라 건전하게 운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해 우선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건전하게 재정을 운영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여기서 건전한 지방재정의 운영이란 단순히 수입과 지출 간 재정수지의 흑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입과 지출 간 수지균형을 도모하면서 편성된 예산으로 주민들을 위해 최대한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횡성군의 경우 최근 2년간 결산서에 따르면 순세계잉여금이 2022년도 268억원에서 2023년도에는 448억원으로 67%나 증가했다. 순세계잉여금이란 총세입예산에서 총지출액과 다음 연도 이월액, 보조금 반납액을 제외하고 집행하지 못한 예산을 말하는데, 횡성군은 예산 편성과 집행 계획에 따라 주민복리 증진을 위한 행정서비스와 지역개발에 사용되었어야 할 예산을 해마다 집행하지 못해 불용 처리되는 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편의 시각으로는 수입보다 지출이 적어 발생하는 금액으로 흑자이기 때문에 예산 운용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순세계잉여금의 과도한 발생은 ‘수지 균형의 원칙’을 벗어난 재정운영으로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계획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매년 실물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예산사업을 연초부터 조기 추진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국가 및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당해 연도에 편성된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 위한 예산 신속집행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물론, 경기부양을 위해 예산 집행의 시기성을 강조하는 예산신속집행도 중요하지만 당해 연도에 편성된 예산을 집행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집행해 예산불용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그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주민들을 위한 행정서비스가 최대화될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와 함께 세수 감소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에도 초긴축예산 편성과 집행이 요구되고 있다.
적정한 예산 집행과 병행해야 하는 부분 가운데 중요한 사항은 불요불급한 선심성 사업비를 만들어 주민과 의회를 기만하는 행위다. 자기와 친분이 깊은 지인 사업가를 위해 꼭 필요하지도 않은 사업을 계획하고, 준비해 교묘히 혈세를 축내는 일은 의회에서 반드시 찾아내 과감히 삭감해야 한다.
초긴축예산 편성으로 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핵심 사업들에 집중하고 있을 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변 측근들을 위한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낭비해 ‘눈먼 돈’을 만들어선 안 된다.
지방재정에서 ‘수지 균형의 원칙’을 지키고, 초긴축예산 운영 기조에 부합하는 노력이 함께해야 건전 운용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집행부와 군의회가 상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