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는 도민프로축구단 강원FC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2008년 창단 이후 16년 만에 한국프로축구 최상위 리그(K리그1)의 중간 순위 1위를 달리는 등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우승을 기대케 하고 있다. 매 경기 때마다 유료 관중수 또한 구단 창단 이후 최다를 경신하며 신바람 나게 하고 있다.
우리 강원도는 이러한 때에, 그저 기분좋은 순간들을 지켜보는 것을 넘어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 축구전용구장 건립 얘기다. 먼 얘기로만 들렸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및 그에 따른 홈경기장으로서의 자존심은 차치하고라도, 사회적 연대감 강화와 지역경기 활성화 등 축구의 장점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가 어느덧 우리 곁에 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축구전용구장이 가져 오는 긍정적 효과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대규모 관중 수용이 가능해지면서 경기 및 축구 외 대단위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지역의 숙박업 외식업 교통 소매업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케 한다. 또 구장 건설 과정에서부터 운영 및 관리, 경기 개최, 관련 서비스의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긴다. 무엇보다 그 자체로 도시의 랜드마크로 작용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의 유치에도 제 몫을 하게 한다.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의 도로, 대중교통, 공공시설 등의 인프라가 개선돼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역시 건립 위치다. 혐오시설의 기피심리(님비:NIMBY)와 반대되는 핌피(PIMFY:Please In My Fornt Yard)가 작용돼 자칫 지역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데다 춘천과 강릉, 두 곳을 홈으로 둔 독특한 상황 속에서 후보 도시를 선정하는 것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정도로 예민한 문제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강원도가 그러한 지혜를 발휘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건립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춘천은 춘천대로, 강릉은 강릉대로 장점과 매력이 있는 만큼 두 곳에 모두 지을 수 있다면 최상의 결론이다.(다른 시군이 자격 요건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현재 홈 구장으로서 자리잡은 두 도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이 걸림돌이 될 것임은 분명하기에, 한 곳으로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준이 돼야 할까.
가장 중요한 선정 요인으로는 구장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경제적 타당성'을 꼽을 수 있다. 예상되는 투자 대비 수익(B/C), 고용 창출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이를 뒷받침할 접근성이라고 하겠다. 철도와 도로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성 등이 반영돼야 한다. 교통 편의성은 관중 동원력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를 안겨주는 필수조건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구장 건립이 지역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전에 평가해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전용구장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이벤트와 예술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최할 수 있게 하면 주민들의 참여율이 높아져 입지의 타당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이같은 조건을 갖춘 곳으로 축구전용구장이 건립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나서야만 한다. 어느 한 쪽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피해서만은 안된다.
행정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설득'이다. 무조건 우리 지역이어야만 한다는 한 쪽의 주장을 타당한 절차와 대화를 통해 완화하고, 최종 결정에 따른 효과 또한 한 지역의 시민이 아닌 모든 도민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여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