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면도체' 주역 삼양식품…지역과 경험 공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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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정치부국장

'삼비디아''면도체'K-라면 열풍의 주역 삼양식품과 불닭볶음면에 대한 관련업계의 평가다.

최근 삼양식품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이 공시한 올해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4,244억원, 영업이익 894억원이다.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미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11.6% 늘었다.

앞서 지난해 1조980억원 이상의 매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도인 2022년 8,33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 상승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1,548억원, 당기순이익은 1,1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정부로부터 가격 통제를 받는 라면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6~9%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양식품의 성과는 경이적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국내 주요 식품기업 영업이익률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0.9%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불닭볶음면이 있다. 불닭볶음면을 바탕으로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해외 매출 3,321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2분기 해외매출을 미국 시장이 견인했다는 점이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주류 채널 입점이 확대됐고 현지 내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아시아 중심이었던 수출이 이제는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지난 6월 발생한 덴마크 정부의 '핵불닭볶음면 3×Spicy(3배 매운맛)', '핵불닭볶음면 2×Spicy(2배 매운맛)', '불닭볶음탕면' 등의 현지 시장 회수 조치에 따른 반발도 한몫 했다. 물론 덴마크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소하기는 했지만 전세계적인 유튜버들의 반발은 불닭볶음면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이런 성과는 강원도 수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도내 전체 수출 규모인 12억8,048만달러(달러당 1,329원 기준 1조7,017억원) 중 면류는 1억4,134만달러(1,878억원)로 11%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5%나 상승했다.

도내 10개 주요 수출 품목이 주로 의료용전자기기, 전선, 의약품, 화장품, 자동차부품 등인 점을 고려하면 면류의 약진은 도드라져 보인다.

라면은 철원출신의 삼양식품 창업주 고(故) 전중윤 회장의 집념으로 우리나라에 정착했다. 이후 줄곧 라면 시장에 선두에 섰던 삼양식품은 부침과 함께 매출 부진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0년대 불닭볶음면으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전중윤 회장의 며느리인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과거 자극적인 맛으로 유명한 한 매운 음식 전문점에 긴 줄이 늘어선 것을 발견 한 뒤 라면에 적용 시킨 것이 시초다. 사실 2011년 첫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호평이 이어지다 이듬해인 2012년부터 네티즌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소위 대박이 터지기 시작했다. 곧바로 삼양식품은 전세계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카르보나라, 중국에서는 마라, 태국에서는 똠얌 등의 소스를 추가, 전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불닭볶음면의 열풍은 아직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원주의 삼양식품 공장은 언제나 가동중이다. 불닭볶음면의 성공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게 언제든 성공 할 수 있다는 사례가 되고 있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삼양식품이 이제는 성공의 경험을 지역 기업들에게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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